
같은 나가사키 음식이지만 먹는 자리가 다르다
나가사키에서는 짬뽕·사라우동뿐 아니라 싯포쿠 요리(卓袱料理, shippoku ryōri)라는 이름도 만납니다. 싯포쿠는 또 하나의 면 요리가 아닙니다. 사람들이 칠을 한 둥근 상에 둘러앉아 큰 접시의 음식을 덜어 먹는 연회 형식입니다. 나가사키현 관광연맹은 '오히레'라는 국으로 시작해 회, 조린 돼지고기, 나가사키식 튀김 등 제철 요리를 나누는 상차림으로 소개합니다.
짬뽕은 고기·해산물·채소와 면이 한 그릇에 담긴 식사이고, 사라우동도 하나의 면 요리입니다. 큰 접시에서 덜어 먹더라도 그 자체로 싯포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. 사라우동을 큰 접시로 나누는 이야기는 따로 볼 만합니다.
싯포쿠는 여러 뿌리의 요리가 한 원탁에 오르는 방식
나가사키현 관광연맹에 따르면 싯포쿠는 중국식 공동 식사 형태를 바탕으로 나가사키에서 일본과 서양의 요소가 더해져 발전했습니다. 서로 다른 기원의 음식들이 각각 접시에 담겨 한 자리에서 공유됩니다. 흔히 말하는 일본·중국·서양의 만남을 상차림에서 볼 수 있습니다.
관광연맹은 옛 중국인 거주지인 도진야시키 터를 소개하면서 싯포쿠도 남아 있는 중국 문화의 한 예로 듭니다. 다만 수백 년간 변한 식문화를 한 사람이나 하루의 사건으로 환원하기는 어렵습니다. 뒤에 탄생한 짬뽕의 경로는 별도로 살펴야 합니다.
짬뽕은 일상의 한 끼에서 시작됐다
짬뽕 탄생의 역사에는 시카이로의 천핑순이 1899년 무렵 나가사키의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저렴하면서도 든든한 식사를 내고자 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. 여러 접시를 나누는 연회와 달리, 짬뽕은 한 그릇으로 한 끼가 되었습니다.
그렇다고 싯포쿠에서 짬뽕이 직접 생겨났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. 자료가 보여 주는 것은 중국과 오랫동안 왕래한 항구 도시, 그리고 각기 다른 자리에서 자리 잡은 음식 문화입니다. 둘을 억지로 한 계보에 넣기보다 각각의 방식으로 맛보는 편이 풍성합니다.
나가사키에서는 다른 자리에서 각각 즐겨 보자
점심에 짬뽕 한 그릇을 먹거나 가는 면·굵은 면 사라우동을 함께 나눠 먹을 수 있습니다. 다른 날에는 시간을 내 원탁의 싯포쿠를 경험해 보세요. 연회 첫 국인 오히레와 음식을 나누는 방식을 보고, 짬뽕집에서는 재료와 국물이 냄비에서 만나는 모습을 살펴보세요.
몇 명이 먹는지, 어떤 상에 앉는지, 어떤 순서로 음식이 나오는지도 메뉴 이름 못지않게 나가사키의 식문화를 보여 줍니다.


